최근 리더십 스타일 중에서 '마이크로 매니징'만큼 죄악시되는 것이 있나 싶다. 리더가 좁쌀영감처럼 꼼꼼하게 업무 지시와 리뷰를 진행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장 큰 해악은 구성원이 생각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리더가 매사 의견을 주고, 고쳐 줄 텐데 굳이 나서서 아이디어를 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 리더는 빨간펜으로 기안을 고치면서 자기 영향력과 전문성을 과시하는 데 희열을 느끼는 경향이 크다. 불행히도 빨간펜 선생님은 정오를 가려줄 뿐 동기를 유발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마이크로 매니저 밑에 있는 조직의 성장과 발전은 매니저 '개인'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된다. 결국 조직이 조직답게 일을 못 하고 한 사람만 쳐다보는 꼴인 셈이다. 우리가 조직을 이뤄 일하는 근본 이유에 반하는 행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 매니징을 절대 악이라 할 수 있는가? 마이크로 매니징이 필요한 경우가 분명히 있다.
(1) 업무 스킬이나 지식이 부족한 직원을 관리할 때 필요하다. 이런 직원에겐 '티칭'이 필요하다.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선 역량이 늘지 않는다.
(2) 리더가 정확한 최종 이미지를 알지 못하는 일을 진행할 때 필요하다. 대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기획 업무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리더와 구성원 간에 자주 소통을 하면서 서로의 관점을 맞춰가며 진도를 나가야 한다.
(3) 중요도가 높은데, 완료 기한이 촉박한 업무를 추진할 때 필요하다. (2)와 달리 최종 이미지에 대한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해도 '리더 --(지시)--> 직원(수행) --(보고)--> 리더(검토)'라는 일반적이며, 선형적인 업무수행 방식으로는 시간상 감당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병렬식으로 확인하면서 나가야 한다. 마치 익숙한 개울이지만 물이 불어 돌다리가 안 보일때 하나씩 두드려가며 건너는 모습과 유사하다.
마이크로 매니징의 폐해는 그것이 만성적으로, 습관적으로 남발됐을 때 발생한다. 그것은 자율성과 동기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쓰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물론 적절한 사안과 사람에 제한적으로 쓰여야 한다.
마이크로 매니징은 죄가 없다. 잘못은 오용과 남용을 일삼는 리더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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