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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지금리더'뉴스레터

고객은 당신의 사정에 관심이 없다

by 김진영(에밀)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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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노트북 충전기(GAN)를 플러그에 꽂자마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고장이 나버렸다.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해서 부랴부랴 무거운 전원 케이블을 찾아야 했다. 소리가 워낙 커서 적잖이 놀라 화딱지가 났다.
 
환불 신청을 하려고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내 오늘 뭐라고 좀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충전기를 꽂자마자 소리가 크게 나면서 고장 났어요! (어떻게 해줄거유?)"
 
"아, 그러셨군요. 고객님.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부드러운 상담사의 응대에 약간 마음이 누그러졌다. 근데 뭐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대응일 거로 생각하며 전의(?)를 가다듬었다.
 
"소리가 놀랐고, 불꽃도 피었다고요!"
 
"네, 고객님, 죄송합니다. 혹시 다른 물건에 피해는 없으셨나요?"
 
'응? 충전기 얘길 하는데 왜 다른 물건을? 아, 충전기 고장으로 다른 피해가 없는 걸 묻는 거구만.'
 
여기까지 응대받으니 화가 풀어졌다. 결국 환불하려는 마음을 접고 교환하기로 했다. 반송 박스를 싸놓고 현관에 내놨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이미 교환 물건은 와있었다. 고장품의 실물 확인 없이 바로 조치해준 것이었다. 앞으로도 이 회사 제품을 애용할 예정이다.
 
택배 박스를 가져 오면서 몇 년전에 다른 회사 고객센터에 전화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객님, 그건 물류 쪽에서 잘못이 있었나 봅니다..." 사과도 없이 내부 부서 탓을 했다.
 
고객은 우리 회사의 내부 사정에는 관심이 없다. 지금 불편한 부분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만 궁금하다. 충전기 회사는 분명 일선 상담사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해둔 것 같다. 똑같은 실수에도 '일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와 '으이그~ 네가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로 반응은 달라진다. 상담을 하는 그 순간 만큼은 상담사가 회사의 대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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