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리더십인사이트

리더의 말 : 유시민의 진화

by 김진영(에밀) 2022. 3. 4.
728x90

https://youtu.be/rgDETQQwBnM

3/3 100분토론 유시민-원희룡

 

나는 유시민이란 사람을 좋아한다.

그는 59년 경주 태생으로 이른바 '86세대'의 형님 세대이다. 80년대 초반 운동권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서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경험했다. 장관 퇴임 후 보건복지부 공무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가장 유능한 장관으로 뽑히기도 했다.

원래 그는 노무현의 정치적 호위무사였다. 임기 말 지지율이 바닥을 칠 때 제 살길 찾아 떠났던 인사들과는 달리 그는 끝까지 노무현은 변호했다. 그때는 토론 프로그램을 즐겨 봤는데, 논리로 그를 패퇴시킨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나경원, 오세훈 등 상대 진영에서 내로라한 논객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너무 뾰족해서 그랬을까? 유시민은 민주 진영 인사 중 비호감도가 높았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렇다고 해도 내가 네 편은 아니야.'

이런 느낌이랄까? 그의 주변에는 팬은 있었지만, 지지층은 넓지 않았다. 단일화해서 출마했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하고 만다. 그 후 그는 많이 달라졌다. 크게는 두 가지 측면이다.

(1) 상대에 대한 여유로운 공감 능력을 길렀다.
아무리 반대하는 대상이라도 그는 상대의 입장에서 해석하기를 시작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역시 그들의 마음을 읽어보려 했다. 이런 공감은 논쟁 상대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낳게 된다. 듣는 청자로 하여금 폭넓은 식견으로 비치게 된다. 과거 시작부터 날선 주장을 하는 것에서 부드러운 털 속에 송곳을 숨겨둔 것처럼 작용했다. 실제 그는 많이 부드러워졌다. 심정적으로 동의하고 싶은 만큼 능력이 향상됐다. 이러니 정렬된 논리가 휠씬 소구력을 갖게 됐다.

(2) 상대를 반박하기 보다 구도 자체를 바꿨다.
예전의 토론 모습에선 상대의 논리를 역 논리로 공격하는 모습이 많았다. 보는 사람으로서는 꽤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쉬운 것은 결국 상대의 구도 하에서 벌어졌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보는 관점을 아주 새롭게 짠다. 자신의 구도를 밑바닥에 깔고 시작한다. 새로운 관점이기 때문에 상대는 쉬이 대답할 수 없게 되고, 공방이 벌어지더라도 큰 손해가 없다. 

유시민의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현시대 최고의 논객임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리더라면 논리와 공감 두 가지 모두를 갖춰야 한다. 논리력은 회사 교육 과정도 있고, 기획이나 보고를 위해 끊임없이 연마해온 리더가 많다. 정상적인 승진을 한 리더라면 논리력은 평균 이상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문제는 공감 능력에서 갈리는 경우가 적잖다. 남성 중심 조직이 흔한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런 것 같다. 

사람은 맞는 말 하는 똑똑한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따르게 마련이다.

 

사업자 정보 표시
커넥팅더닷츠 | 김진영 |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 사업자 등록번호 : 884-06-01976 | TEL : 010-2365-6696 | Mail : jykim.2ndlife@gmail.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22-경기김포-2724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