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칭 미팅을 하면서 리더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관리자 보임이 늦어서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던 분이었지요.
"다른 계열사에서 넘어온 케이스입니다. 사업부 해체로 혼란스러웠는데 운 좋게 와서 일 년쯤 있다 관리자가 됐습니다. 리더십 OOO 결과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금 취급하는 제품이 원래 제가 하던 것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거든요. 아마 직원들도 이런 이유로 좋은 평가를 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역량 중 하나로 '전문성'은 늘 언급됩니다. 전략적 방향 설정이나 중요 의사 결정을 위해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그 말이 100% 옳은가?'하는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예전에 제가 모시던 이사님은 실무 능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본인도 인정하는 부분이었고, 애초 그걸 알고 시작했기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작업의 책임은 각자 맡은 직원이 지는 구조였고, 서로 협조가 잘 이뤄졌습니다. 고객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야근할 때면 두 손 가득 치킨을 사 들고 오시는 분이었습니다. (물론 고객사와의 관계가 있으셨기에 그쪽을 담당하셨습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감동을 선사했던 여자배구 국가대표 감독 스테파노 라바리니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분은 선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16세부터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실력이 쟁쟁한 여자 배구 선수들은 그와 함께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생각해보니 유명 선수 출신 감독 중 상당수는 지도자로서 특별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특정 영역의 전문성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겁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리더십'에서 이슈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즉, 전문성이 부족한 것과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은 상관 관계이지 항상 성립하는 인과 관계는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상황이 왜 발생했을까요?
○ 우리 회사에 적합한 리더는 누구인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타 계열사 사람을 관리자 위치까지 올렸다면 분명 회사로서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회사가 생각하는 관리자의 상(像)에 부합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제대로 직원에게 전파하지 않은 회사의 책임이 있습니다. 이는 선호하는 리더십에 대한 상하 소통이 부재했거나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이러면 회사와 실무자가 그리는 리더의 모습이 달라서 결과적으로 애꿎은 중간 관리자만 죽어나게 됩니다.
○ 리더로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
주로 권위를 인정하기 '싫은' 사람에게 쉽게 갖다 붙이는 모습입니다. 나의 상사로서 수용 못 하겠다는 이유를 찾는 것이지요. 이런 행태는 기술 개발 직종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관리자가 됐지만 전문 영역의 기술과 지식에서 직원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지속하는 리더도 있습니다.
○ 실력 부족에 태도 부족까지
이런 상황에 처한 리더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직원보다 전문적 능력이 모자란 데, 학습하는 열의까지 없다면 이는 최악일 겁니다. 실력은 태도를 포함하는 것이니까요.
○ 전문가 그룹에선 그게 맞을 수도 로펌이나 개발자 집단에서 전문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의견을 조정하거나 합의 과정을 거치는 정도가 아니라 결정의 내용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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