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열풍이 지나가고 있다. 한동안 자신의 MBTI 결과를 올리는 게 유행이더니만 이제는 결과를 입사 전형에 반영하는 기업까지 생겨나고 있다. 처음에는 혈액형 타입 같은 유희로 시작했는데, 너무 진지한 영역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정말 MBTI는 활용할 만한 것일까?
쉽게 말게 MBTI는 사람의 '성격'을 유형별로 구분한 것이다. 성격을 아는 것이 적합한 인재를 뽑는 데 도움이 될까? 결론적으로 아니올시다. (MBTI 자체의 문제점은 차지하고서라도) 비슷한 성격이라고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마음가짐에 따라 사람들은 얼마든지 다른 행동을 한다. 마치 구획을 정해두고 그쪽에 있는 사람은 이런 행동을, 이쪽에 있는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할 거라 단정 짓는 것과 같다. 똑같은 스펙으로 만들어진 기계도 다루는 사람에 따라 다른 성능을 발휘하지 않던가!
MBTI는 사람을 구별하는 용도가 아닌 다양성을 이해하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팀 빌딩이나 팀 쉽 향상을 위한 워크숍에서 주로 쓰인다. 동료의 MBTI 결과를 공유하며 서로를 존중하며 차이를 인정하는 용도로써 말이다.
왜 한국에서 MBTI가 성행하고 있을까?
자신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졌다고 본다. 자아실현이 충만한 세대가 주류를 형성해가고 있다. 그럴수록 내가 누군지를 내가 아는 게 의미를 갖게 된다. 또한 그것을 바로 남에게 알리는 것은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다만, 한 가지 씁쓸한 점은 내가 누군지를 알려주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에 MBTI가 유행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국이 더 촉발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나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는 주변인은 점점 줄어 들고 있다. 온라인으로 관계의 폭은 넓어지지만 깊이는 줄어드는 탓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 관념이 생길 정도쯤 되면 관계가 끊어지기 일쑤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자면 노령화도 한몫한다고 본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보수화된다.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은 남에게 쉬이 말을 건내는 걸 꺼려 하게 마련이다.
MBTI를 통해 자신을 발견했다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런 발견을 나와 관계하고 있는 타인을 통해서 이뤄져야 좀 더 건강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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