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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지금리더'뉴스레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조직력에 대한 이야기)

by 김진영(에밀) 2022.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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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군대에서 축구한 얘길 해보고자 한다. ;;;

우리 소대는 군수과, 인사과, 병기과 계원들로 구성됐는데, 나는 인사과 행정계원이었다. 아무래도 몸을 쓰는 군수과 계원들은 운동을 잘했다. 인사과 계원들은 대부분 문과 출신들로 운동을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런 어느 날, 군수과 간부가 과 대항 축구 시합을 제안해왔다. 내기 시합이었다. 아마 우리 계원 모두가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인사과 선임하사를 주축으로 해보자는 의견 일치를 봤다.

애초 게임이 되지 않을 경기였다. 우리는 수비에 전력하다 기습하기로 하고 전반전에 임했다. 우리 팀 개개인이 아무리 '개발'이여도 '떼 수비'를 하니 실점하지 않았다. 계원 중 하나가 골키퍼를 잘 봤고, 군수과 계원들은 대부분 조직 플레이보다 개인 플레이에 의존했기 때문에 패스 없이 혼자 돌파하려고만 하니 여럿이 덤벼들면 막는 게 어렵진 않았다.

그렇게 전반전이 0:0으로 끝나고 군수과 쪽에서 고성이 오고 갔다. 네가 잘하라는 거친 말이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군수과는 아예 골키퍼까지 중앙선에 머물며 총공세를 펼쳤다. 시간이 가면서 그들은 서서히 지쳐갔다. 그러다 역습으로 우리가 한 골, 그리고 또 한 골을 넣었다. 군수과 선수들은 거의 경기를 포기하고 있었다. 세 번째 골은 내가 넣었는데, 슛이라기보단 그냥 앞으로 찬 공이 데굴데굴 굴러 들어갔다. 골문까지 5, 6초가 걸렸다. 3:0 승리.

생각해보니 군수과는 팀워크가 없었다. 개인으로 보면 하나같이 뛰어난데 묶어 놓으면 전체 합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 같이 말이다. 우리 인사과는 실력에선 뒤졌지만, 팀 전체로 움직였다. 무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잘 지켰다. 축구 경기는 누가 공격을 많이 했는 가가 아니라 골 득실로 가늠된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고 기업들은 혈안이다. 만나본 대표들도 좋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조직이 예전에 군수과 같다면 아무리 좋은 인력을 영입해도 성과가 나기 쉽지 않다. 씨를 뿌리기 전에 밭을 먼저 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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