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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팀장으로산다는건2

주식과 코인의 시대, 직원을 어떻게 동기부여할 것인가

by 김진영(에밀)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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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대는 직장생활에 대한 충성도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펙은 전반적으로 상향됐고, 자질이 훌륭한 친구들이 많긴 한데, 진급을 거부하는 직원까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요?"
팀장 리더십 프로그램 후 나온 수강생 질문

상당히 아픈 질문입니다. 그냥 한 회사, 한 리더의 질문이 아니라 시대가 초래한 물음입니다. 단순히 팀장이 마음을 고쳐먹고 팀원을 잘 다독이는 수준에서 해결될 수 없기에 더욱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됐습니다. 아마도 코로나 상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잠재성장률을 감안할 때 2% 내외 성장이 예상됩니다. 거칠게 대입하자면 우리 회사는 2% 성장할 것이고, 내 월급도 2%만 올라갑니다. 성장이 있어야 조직이 커지고, 올라갈 틈이 보일텐데 말입니다. 기업은 이미 상시화된 구조조정 여파로 최적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높은 성장이 어렵기에 현재 구조가 유지될 공산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직원이 '이 회사에서 내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충성을 끌어내기에 구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급등이 불을 댕겼습니다. 이제 월급을 받아 내 집 마련한다는 꿈은 요원하게 들립니다. 회사에서 롱런하는 건 옛날얘기처럼 들립니다. 이런 상황은 사무실에서 어렵잖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직원들은 삼삼오오 스마트폰을 보면 주식과 코인의 등락에 울고 웃습니다. 옆을 지나가는 리더의 속은 타들어 가지요. 어느 날에는 사무실이 증권회사 객장인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옆 팀 박 주임은 입사 3년 만에 퇴사한다고 하네요. 우리 팀원들은 괜찮을까요?

 

 

 

월급만으로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노동소득에 의지하는 노동자라고 하더라도 '투자 활동'은 꼭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경제체제가 '자본주의'라 그렇지요. 쉽게 말해 돈이 돈을 먹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이 세상 최고의 선은 '불로소득'입니다. (도덕적 판단은 제외합니다) 그래선지 아이들 꿈을 물어보면 '건물주'가 상위를 차지합니다. 이 불로소득을 거두려면 결국 투자 활동을 해야 합니다. 자본소득 기대수익률이 노동소득 기대수익률을 앞서가는 선진국, 대한민국에선 필수가 됐습니다.

불행히도 투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 사회초년생의 현실입니다. 그러다 그냥 '주식으로 누가 얼마 벌었다', '누가 집 샀다', '코인 떡상했다'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에 입문하는데요. 그건 그냥 '투기'지요. 자본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덤벼들면 만용이 되는 것이고 먹잇감이 되고 맙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직원에게 '경제 분야의 은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마치 죽음체험(의사체험)을 생전에 해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잘 죽으려고 이런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니죠.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은퇴 교육 역시 은퇴 전에 잘 살기에 초점을 맞춘다면 흥미를 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실제 이들의 수명은 100세 이상이 될 것입니다. 정년이 5년 늘어 65세가 된다 해도 무소득으로 살아야 할 35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은퇴는 미래의 순간이고, 회사 생활은 은퇴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은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면 재직 시의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은퇴 교육은 재테크 교육과는 내용의 지향점이 다를 것입니다. 커리어가 끝난 후 경제적으로 평안한 노후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그렇습니다. 이를 통해 투자 활동이 얼마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지 알게 되길 희망합니다. 투자는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이 아닌데 요즘엔 사용자 환경 자체가 게임처럼 돼 있습니다. 수익이 마이너스여도 스크린에만 표시될 뿐 실제 돈이 없어졌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 하나 더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내가 그 투자에 돈을 넣고 나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등락은 내 노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죠. 사실상 투자 공부를 한다고 해도 성과는 그에 비례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투자를 업으로 하는 증권회사 직원의 수익률은 어떨까요? 지인 중 금융업계에 있는 사람이 여럿이지만 사석에서 물어보면 실제 돈을 많이 번 사람은 몇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노동소득은 내 노력에 비례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노동소득은 투자 활동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투자에서 마이너스가 나도 노동소득이 공급되면 재기할 수 있지요. 투자를 통해 약간의 수익을 본다면 즐겁게 노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노동소득과 투자소득은 함께 가야 안정적이죠. 노후를 위해서라도 둘은 함께 굴러가야 합니다. 이 점을 깨닫게 된다면 회사에서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있을 겁니다.

 

'낫다'보다 '있다'와 '없다'로 접근하자

일반적으로 '동기부여'라면 경제적 처우를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돈, 중요하죠. 다만, 그게 다가 아니란 점은 간과되곤 합니다. 직원들이 급여 문제로 퇴사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하시던 사장님께 짧은 위로를 드린 후에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사장님 친척, 선후배, 지인 중에 분명 우리가 잘 아는 S 사, L 사, H 사 다니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직장인으로선 최고 수준 급여를 받는 사람일 텐데요, 물어보십시오. 지금 100% 만족하면서 회사에 다니고 있는지 말입니다."

타사보다 돈을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론적으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기업만이 직원을 뽑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람은 돈으로만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이 사장님 회사의 퇴직 직원도 급여는 퇴사의 핑계 중 하나였을 걸로 추측합니다. 직원은 대개 회사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효용 전체를 놓고 생각합니다. 급여가 낮더라도 배울만한 상사나 동료가 있다면 견딜 수 있고, 급여가 높더라도 꼰대 같은 상사가 괴롭힌다면 떠나는 것입니다.

저는 젊은 직원에 대한 동기부여에 있어 다른 회사보다 우리 회사가 '좋다', '낫다'라는 '비교'의 관점보다 다른 회사에는 '없는 것이 있고, 있는 것은 없다'라는 접근법을 추천합니다. 비교 대상이 되기보다는 유일한 특성을 가진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 우리 회사에는 '있다'

- 서로를 챙겨주는 우호적인 분위기

- 실력 있는 동료와 함께 일할 기회

- 개방적인 의사 결정 구조

- 직급에 따른 자율성 보장

- 최대한의 경영 정보 공개와 사전 설명

 

▶ 우리 회사에는 '없다'

- 쓸데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회의

- 눈치 보는 야근과 억지 회식

- 재미없는 산행과 체육대회

 

위에서 예시 든 것들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 혹은 거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좋은 회사는 돈을 많이 주는 회사가 아니라 직원들이 소속감, 배려심, 자율성 등을 느끼게 해주는 회사입니다. 결국 '조직 문화'의 이슈입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너무 벙벙한 얘기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면도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생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몇 십년 후엔 '대한민국'이란 나라 자체가 소멸하지 않을까 걱정까지 됩니다. 그럼 정부는 무슨 일을 했을까요?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습니다. 아니 돈을 많이 들였습니다. 2006년부터 15년 동안 무려 225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이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결론적으로 돈을 준다고 애를 더 낳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애를 낳고 키울 만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겠지요. 단순히 연봉이 높다고 직원들이 행복감을 느끼며 오랫동안 재직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문화 자체가 직원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팀장은 무얼 할 수 있을까

앞서 말씀드린 것은 전사적 차원의 이슈이긴 해도 팀 차원에서도 해볼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아시겠지만 같은 회사 내에서도 팀 간의 분위기는 천차만별입니다.

 

첫째, 감성을 활용해서 리딩합니다.

팀장의 자리까지 올라왔다면 대개 일을 잘하는 팀원이었을 겁니다. 이제는 실무는 팀원의 몫인 만큼 어떻게 리딩할지 고민할 차례입니다. 여기서 일을 시키는 개념 외에도 정서적 접근을 고민해봅니다. 많은 리더가 감성의 효능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이성적 뇌와 감성적 뇌로 구성돼있습니다. 회사 일은 이성적인 절차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감성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선 감성이 이성을 앞서는 때도 많습니다. 팀원의 감정 상태를 읽고 공감해주며 동조해주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둘째, 솔선수범의 자세를 견지합니다.

너무 당연한 말씀인데,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현실에서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이해합니다. 100%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여기가 중요한데요, 솔선수범하지 못했을 경우에 반드시 양해를 구하고, 사과하는 것입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리더는 못난 리더가 아니라 인간미 나는 원칙적인 리더입니다.

셋째, 본인에 대한 팀원의 피드백을 받습니다.

직책을 맡게 되면 점차 주위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줄어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작지만 권력이 생기게 되고, 사람들은 그 권력이 자신에게 어떻게 영향을 줄지를 생각하며 말을 할 개연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팀장은 의도적으로 팀원의 피드백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회의실보다는 카페나 공원에서 솔직한 반응을 청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동기부여 : 저는 동기 부여라는 말보다 '동기 발현'이라고 씁니다. 예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다만, 일반화된 단어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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