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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픽션12

3-1. 구조조정의 서막 ​ TV 뉴스를 미국발 금윰위기 소식이 온통 점유한 그날 오후, 바로 임원급 회의가 소집됐다. 회의를 주관하는 대표는 그룹으로 긴급 호출을 받아 시작 시각에 맞춰 오질 못했고, 다들 초조한 심정으로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의 침묵을 박 상무가 깨고 나선다. ​“야, 김 부장. 너는 기획을 맡고 있다면서 무슨 준비를 했냐? 금융 위기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생각은 해봤어?” ​물론, 황 과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하며, 개략적인 시나리오를 짜고는 있었다. ​“그룹의 방침을 들어 보고 기획 초안은 보고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쯧쯧… 책상물림 아니랄까 봐…” ​욱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박 상무의 비아냥에나 신경 쓸 순간이 아니었다. 김 부장은 어그러질 조직 진단 프로젝.. 2022. 3. 26.
2-4. 갈등의 해소, 그리고 다시 두 팀장이 나가고 난 후 김 부장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려 라벤더 차를 우렸다. 쪼르륵 찻물이 담기는 소리를 들으며 과거를 떠올렸다. 팀원이었을 때는 이 회사에 입사 전, 지금의 '안하무인 박 상무'와 비슷한 사람이 팀장으로 있었다. ​회의는 언제나 팀장의 일장 연설로 시작한다. 그것이 끝나면 바로 1:1 방식으로 업무 진행 상항과 결과를 확인했다. ​'이럴 거면 왜 팀원 전부를 불러다 놓고, 얘길 하는 건지.' 전체를 모아 두고 하나씩 업무를 확인하는 순간을 마치 본인의 권위를 전체 팀원한테 과시하는 행사쯤으로 여기면서 즐기는 건 아니었을까 싶었다. ​팀원들은 자기 차례가 끝나면 다들 딴생각하곤 했다. 노트북으로 눈치껏 다른 업무를 보거나 점심 식사는 뭘 먹을 문자로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 2022. 3. 25.
2-3. 증폭되는 두 팀장의 갈등 조직문화 진단 프로젝트의 수장이 된 김 부장은 바로 이 팀장, 최 팀장, 황 과장을 불러 당면 업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상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는 오늘부로 전면 스톱합니다. 1팀이 진행하던 매출이익률 증가 계획과 2팀이 맡고 있던 신규 사업 아이데이션이 그 대상입니다. 조직문화 진단 프로젝트는 내가 팀장이고, 이 팀장이 박 과장이랑 1분과를, 최 팀장이 채 과장이랑 2분과를 맡습니다. 아, 대표님 정기 보고 자료와 단발성 수명 업무는 수고스럽겠지만 황 과장이 맡아줘요. 버거우면 나한테 얘기해주고요." ​"네, 알겠습니다." 김 부장의 직속팀 황 과장이 대답한다. ​"이제 황 과장은 가봐도 좋습니다." 황 과장이 나가자, 최 팀장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말문을 연다. ​"회의 때 대표님께서 박 .. 2022. 3. 24.
2-2. 대표의 결정 날벼락 같은 인사팀장의 전화에 김 부장은 어지러움을 느꼈다. ​‘뭐가 문제였던 거지? 새로운 채용 절차를 무리 없이 진행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인사팀장을 찾았다. ​“조 팀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 ​“아… 김 부장님, 신입사원들이 거절 연락을 해온 이유를 아직 파악하진 못했습니다. 우리 팀 마 과장이 급히 응시자들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조금 기다려 보시죠.” ​“짐작되는 부분이라도 있습니까? 이런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러게, 말씀입니다. 이번 채용은 절차상 별문제 없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이었고, 우수한 인재를 제대로 선별했는데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조 팀장님도 알잖아요? 재작년 신입사원들의 집단 퇴사가.. 2022.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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