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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픽션12

2-1. 폭풍의 전조 5개년 사업 계획 해프닝이 끝난 후 새로운 계절, 김 부장은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따라 일찍 집에서 출발하여 주차장에 차를 대고 회사 인근 공원을 찾는다. 아직은 공기가 서늘하지만, 연녹색 잎사귀의 색감이 따사롭게 느껴진다. ​‘계절이 바뀌었군. 이런 봄의 시작이 참 좋다. 음… 그러고 보니 우리 실(室)도 신입직원을 뽑기로 했었지.’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김 부장은 최 팀장과 이 팀장이 함께 있는 단톡방에 문자를 남긴다. ​“우리 신입직원 뽑는 것과 관련해서 아침에 잠시 미팅을 합시다.” ​​ 두 팀장의 갈등 김 부장이 자리에 앉고 나서 얼마 후 최 팀장과 이 팀장이 찾아왔다. ​“신입직원 뽑는 면접이 다음 주부터 시작이죠?” ​“네, 부장님. 이번 주에 서류 전형이 끝나고, 다음 .. 2022. 3. 22.
1-3. 일은 구조 위에서 진행된다 결과만 따지는 상사 당혹스러운 내부 보고회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룹 비서실에서 수정 지시가 내려왔다. ‘5년 동안 연간 25% 성장’이라는 기존 매출 목표를 없던 일로 하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내년 목표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제출하라는 단서가 붙었다. ​‘결국엔 이렇게 되고 마는구나. 그렇다면 지난 10개월 동안 헛수고를 하고 만 것일까? 결과가 이러니 과정은 모두 부질없는 삽질이었을까? 아니야! 이 팀장도 말했지만, 과정 중에 성과는 있었어. 다들 힘들었지만, 기획력이 한층 강화된 건 사실이지.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복기는 해야 할 타임이야.’ ​마음을 다잡은 김 부장은 상무이사실로 향했다. ​“그럴 줄 알았어. 그룹 놈들이 계열사 현실을 모르고 말이야. 그러니 탁상공론이나 했던 거지. 너는 그 장.. 2022. 3. 21.
1-2. 일꾼은 클로징으로 말한다 초보 팀장의 실수 오늘은 시나리오 초안을 보고 받는 날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전략의 확장 버전이기 때문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포인트 몇 개를 미리 짚어준 것 말고는 개입하지 않았다. 팀장들과 팀원들이 잘 그렸을 거라 믿고 맡겼다. 실장이 팀장이나 팀원보다 실무를 잘 알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실장이라면 좀 더 큰 것을 생각하는 자리다. ​김 부장은 문득 처음 팀장이 됐을 때가 생각났다. 그는 A부터 Z까지 모든 걸 챙겼다. 팀장이라면 당연히 모든 실수를 속속들이 관장해야 한다고 믿었다. 팀원들 업무를 하나하나 챙기다 보니 늘 시간이 부족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팀장이 할 일인가?’ 싶었을 때 사고가 터졌다. ​“김 팀장, 팀장이 됐으면 해결책을 갖고 와야지. 현상만 줄줄 읊어내면 당신이 팀장이야, 팀원.. 2022. 3. 20.
1-1. 일을 하는 이유 사기(事記)'는 '일'에 대한 기록입니다. 일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작업 그 자체'와 '(작업이 이뤄지는) 위치와 역할'입니다. 영어로 보면 'work'와 'job'의 차이죠. 둘 다에 대해 얘기하렵니다. 일을 해나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리더십, 소통, 정치 같은 영역도 담고 싶습니다. 여러 명의 김 부장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이전 연재 과 같이 많은 관심과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연초 싸라기눈이 내린 어느 날, 김 부장은 커피메이커에서 커피를 내리며 일과를 시작한다. 오전 일곱 시, 사무실엔 아직 아무도 없다. 그는 조용한 이 시간을 좋아한다. 오롯이 사무실의 모든 기운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직장생활 어언 23년, 팀장을 거쳐 실장까지 오르게 됐다. 아직 정식 임원.. 2022.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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