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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팀장의속마음

“우리는 ‘명령’을 받았지, ‘설명’을 들은 적은 없었어!”

by 김진영(에밀)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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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오늘도 열불이 납니다. 위로는 임원한테 깨지고, 아래로는 팀원한테 받힙니다. 옆에선 다른 팀장이 화딱지 나게 하네요. 멍하니 화병 직전 상태로 앉아 있자니 사리가 수십 개는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소리라도 크게 지르고 오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릴 것 같은데…

이런 팀장의 마음을 대변해서 시원하게 말하겠습니다. ‘팀장의 속마음’, 사이다 같은, 당신의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핵심 내용만 뽑아 1장 PDF 파일로 첨부합니다. 직접 말은 못 하더라도 출력해서 해당者 책상 위에 두면 어떨까요? ^^/


 

“그러니까요, 조 과장님! 업무를 시키실 때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일주일 출장 갔다 사무실로 복귀하는 날, 회의실에서 박 주임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나를 맞이한다. 조 과장이랑 둘이 있었는데, 워낙 격앙된 상태라 박 주임은 자리로 보내고, 조 과장을 밖으로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팀장님 안 계실 때 본부장님께서 따로 시키신 일이 있었어요. 그때 원래 하던 일이 있었고, 평소 하던 일 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서 박 주임한테 시켰거든요. 내일 보고를 해야 해서 오늘 같이 보고서 리뷰하고 있었는데…”

얘기하던 조 과장이 갑자기 말을 멈춘다. 무척이나 억울한 표정이다. 내가 없는 상황에서 괜히 고생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보고서가 너무 이상하게 나온 거죠. 제가 생각했던 거랑 완전 정반대로요. 그래서 한 소리했더니 아까 박 주임이 그랬던 겁니다.”

울적한 조 과장을 다독여서 사무실로 돌려보내고는 복잡한 마음에 회사 주변 공원을 찾았다. ‘나는 지시를 어떻게 받았던가’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셨던 상사들을 떠올려봤다. 두 가지 타입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하나는 ‘몽상가’ 스타일. 일에 대한 애착과 열의는 넘치는데, 정작 본인은 일해본 경험은 없다. 그냥 서두부터 결론까지 모두 일을 해야 하는 당위성뿐이다. 그러고서 “알겠지?” 한 마디가 끝맺는 추임새다. 다른 한 타입은 그냥 일만 얘기했던 상사다. 일의 맥락이나 의미는 없다. 대충 일을 듬성듬성 잘라서 누구는 뭐 하고, 누구는 뭐 하고 나눠주곤 끝이다.

아마도 이런 식으로 지시받았던 마지막 세대가 조 과장이었던 것 같다. 내가 팀장이 되고서는 ‘목적과 의미(WHY)’, ‘일감(WHAT)’, ‘방법과 수단(HOW)’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려고 노력했지만, 아마도 조 과장은 서툰 부분이 있었을 거다. 나도 100% 완벽하다고 할 수 없으니까 조 과장이 중간에서 불똥을 맞았던 게지.

박 주임을 불러다 이런 사정을 설명해야겠다. 우리도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고 있는 단계라고. 우리를 이해해달라고.

 

 

“박 주임, 이렇게 우리는 명령을 받았지, 설명을 들은 적이 없었어. 하지만 그런 상황을 개선하려고 작정하고 실천하고 있으니 이해해주고 따라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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