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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팀장의속마음

"박 팀장아, 팀원들은 고기 굽는 게 싫대!"

by 김진영(에밀)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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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은 오늘도 열불이 납니다. 위에선 임원한테 깨지고, 아래로는 팀원한테 받힙니다. 옆에선 다른 팀장이 화딱지 나게 하네요. 멍하니 화병 직전 상태로 앉아 있자니 사리가 수십 개는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소리라도 크게 지르고 오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릴 것 같은데…

이런 팀장의 마음을 대변해서 시원하게 말하겠습니다. ‘팀장의 속마음’, 사이다 같은, 당신의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핵심 내용만 뽑아 1장 PDF 파일로 첨부합니다. 직접 말은 못 하더라도 출력해서 해당者 책상 위에 두면 어떨까요? ^^/


 

“김 팀장, 오늘 퇴근하고 삼거리 삼겹살 집에서 가볍게 한잔할까?”

식사 자리가 조심스럽고, 회식이 거의 없어진 코로나 상황에도 내 동기 박 팀장(영업 2팀장)의 삼겹살 사랑은 끝이 없다. 4단계 발령이라 2인 이상 갈 수 없고, 법카를 쓰는 것도 찜찜해서 내가 사는 거로 했다.

“어머니, 저희 왔습니다. 장사는 잘 돼요?” 삼겹살 집 사장님과 친근한 인사를 나누더니 자리에 앉자마자 박 팀장의 삼겹살 예찬이 이어진다.

“너도 알잖아. 같이 영업하고 다닐 때 주문 왕창 받았을 때나, 미수금 때문에 대판 싸우고 스트레스 만땅일 때 삼겹살에 소주만 한 게 있었냐?”

그래, 그 기분 모르는 게 아니다. 어려웠던 너의 유년 시절 모처럼 먹었던 돼지고기에 대한 기억, 일찍 돌아가신 네 어머니와 인상이 비슷한 삼겹살집 사장님. 그래서 너희 팀 회식을 맨날 여기서 했던 거냐, 응?

 

 

사실 얼마 전에 네가 지방으로 장기 출장을 갔을 때 너네 팀 직원들이랑 같이 식사할 기회가 있었어. 그때 회식 얘기가 나왔지.

“김 팀장님, 그 팀은 회식 자리를 팀원들이 정한다면서요?”

그래, 우리 팀 회식은 팀원들이 정한다. 나는 대략적인 ‘주’만 정하고, 일자나 장소는 모두 팀원이 정하지. 그러다 보니 내가 안 좋아하는 메뉴가 걸리기도 해. 그래도 내색 안 한다. 그래야 내 눈치 안 보고 정할 거 아니냐. 근데, 너희 팀원들이 싫어하는 건 꼭 삼겹살만은 아니었어.

고기 굽는 게 싫어요. 집에서도 안 해본 걸 회사에서 하려니까 서툴기도 하고 좀 그래요. 뜨거운 기름 튀고, 타거나 잘 안 익으면 혼나기도 하니까 편한 일이 아니에요.”

맞네, 맞아. 우리 팀 회식 메뉴도 고기가 잘 없었어. 고깃집 가더라도 구워서 나오는 데로 갔었네. 그랬어.

박 팀장, 내가 거창한 리더십을 얘기하려는 건 아니야. 팀원들도 뭔가 하나쯤은 자신들이 정하게끔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사소하더라도 권한을 줘서 숨은 쉬게 해줘야 하지 않겠니?

“박 팀장아~ 이제는 고기 안 굽는 데로 가서 회식해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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