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팀장으로산다는건2

리더십은 개인기가 아니다

by 김진영(에밀) 2022. 3. 30.
728x90

 

@diana.grytsku at freepik

 

 

 

연말이 되면 인사평가 시즌이 다가옵니다. 누군가는 실적을 다 채웠다는 안도감에, 누구는 부족한 실적 탓에 절박감에 젖게 되는 시절이죠. 이런 계절적 상황에 맞춰 팀장의 고민은 하나 더해집니다. 바로 인사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직원에게 피드백하는 것입니다. 이맘때 강의나 코칭을 하는 중 받게 되는 가장 큰 고충 하나입니다. 해당 팀원과 자리를 마주 앉아 말을 꺼내면 분위기는 바로 갑분싸 됩니다. 예전처럼 그냥 개별 통보하고 끝내면 좋으련만, 자기가 총알받이 신세가 된 듯한 기분입니다. 내년 1월 또는 2월이 두려워지는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피드백할 것을 권장합니다(자세한 내용은 추후 ‘피드백’ 편 참고).

- 시작 : 인사 평과 결과에 대한 반응을 확인한다. 대부분 실망, 좌절, 불인정, 분노 등의 감정을 표출할 것이다. 우선, 감정 상태에 대해 공감해주며 시작한다.

- 전개 : 결과가 산출된 근거를 제시한다.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객관적으로 말한다.

- 확인 : 근거에 대해 해당 직원의 의견을 묻는다. 수긍해주면 좋겠지만 상당수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극히 예외적인 때에만 재고를 해볼 기회를 줄 수 있다.

- 설득 : 이 단계에 접어들면 과거 행동보다는 미래 개선에 대해 말한다. 이미 지나버린 과거를 갖고 논쟁하는 것은 합의에 이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팀장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지, 해당자는 어떤 노력을 해서 개선할지에 집중하도록 한다.

- 다짐 : 시작은 과거였지만 끝은 미래로 끝낸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실행과 지원의 약속을 하며 마무리한다.

대략 이 정도입니다. 사실, 결과가 나온 마당에 팀장의 미션은 그것을 수용하도록 납득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얼마나 부드럽게, 무리 없이 대화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 이 정도가 최선이야~ 예전에는 이런 피드백 자체가 없었잖아!’라며 자위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왜 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하지? 나혼자만?’

 

리더십은 개인기인가

‘나쁜 팀장’에 대한 여러 정의가 있겠지만 저는 ‘팀이 팀(Team)으로 작동(Work)하지 못하게 만드는 팀장’이라는 정의합니다. 팀원의 두뇌 활동을 정지시키는 ‘마이크로 매니징’, 윽박지르고 질타하는 성질머리,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 팀원들의 결과만을 취합해 받아먹는 행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팀장 리더십’ 관련 교육이나 서적은 대부분 이 같은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합니다. 저 또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물론 리더십의 출발은 ‘자신’입니다. 회사는 팀장이란 직책은 줬지만 리더십까지는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셀프입니다. 그래서 리더십 교육의 시작은 ‘자기 관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자기 관리’가 빠져 있는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서적이 상당수입니다. 아마도 본인을 반추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 잘못된 부분과 마주하게 되는, 불편한 상황과 마주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아는 데부터 시작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리더십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 리더 본인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래서 리더십은 개인기라는 인식마저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저는 축구를 생각해 봤습니다. 개인기 하면 당연 ‘브라질’ 국가대표팀을 떠올릴 것입니다. 월드컵에서 역대 다섯 번 우승으로 최다 우승국이며 현란한 드리블을 시전하는 네이마르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활약한 팀입니다. 그래서 늘 우승 후보 중 하나지만 매번 우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FIFA 랭킹 역시 1위가 아닌 3위입니다. 축구 경기에서 개인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에도 선수들의 개인기 부족을 비판하는 글이 자주 보입니다. 다만, 축구는 개인기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죠. ‘조직력’도 함께 굴러가야 합니다. 개인기가 떨어지는 우리나라가 FIFA 랭킹 33위를 하는 것은 그나마 조직력 덕분이 아닐까요?

 

@jcomp at Freepik

 

팀장을 독고다이로 만들지 말라

 처음 얘기했던 인사 평가의 결과 피드백 사례로 돌아가겠습니다. 팀장은 사전에 학습한 대화 기술을 가지고 실행해봅니다. 현실에선 성공률이 아마도 높지 않을 겁니다. 그럼 대화 기술을 좀 더 연마해야 할까요? 그럴 필요가 있겠지만 ‘조직’이 미리 나서줬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사평가 결과 피드백이 어려운 과제처럼 느껴지는 것은 해당 직원의 수용도를 높이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드럽게 말하고, 자료로 말하고, 객관적으로 말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하는 탓에 금방 이렇게 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피드백이 여러 번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요?

내비게이션을 켜고 차량을 운행하다 목적지에 도달하면 주행거리, 주행 평균속도, 주행 시간 등의 주행 관련 사항을 보여줍니다. 의미가 없진 않지만 우리는 운행 중에 속도나 잔여 시간 등을 보면서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불안해하거나 정보 부족을 느끼진 않았지요. 피드백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실제 선진 기업들은 분기, 반기 피드백을 정례화하고 있습니다. 평가자나 해당자 모두 기억이 살아 있는 근거를 갖고 말할 수 있고요, 이번 분기 평가가 좋지 않더라도, 다음 분기가 남아 있으니 보충할 기회도 있는 것이죠. 둘 간의 대화도 가능성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당연히 최종 결과에 대한 ‘수용도’ 역시 올라가리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리더십 이슈를 리더 개인에게만 일임하는 풍토는 리더와 구성원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개인기가 중요한 만큼 조직력도 중요합니다. ‘조직이 조직답게 작동하고 있는가’, 이것이 그 조직의 수장께 드리는 저의 질문입니다. 어떤 답을 하시겠습니까?

사업자 정보 표시
커넥팅더닷츠 | 김진영 |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 사업자 등록번호 : 884-06-01976 | TEL : 010-2365-6696 | Mail : jykim.2ndlife@gmail.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22-경기김포-2724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