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S 그룹 인재개발원의 리더십 담당님과 말씀을 나눴습니다. 주제는 '팀장 승진을 꺼리는 이들에게 대응하는 방법'이었는데요. 사실 뾰족한 수는 없었습니다. 후일 다른 곳에서 들어보니, 유독 '행복'을 강조하는 해당 그룹에서 '팀장급' 직원들의 행복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더군요.
왜 팀장 되기를 꺼릴까?
한 마디로 리더십의 변화 때문입니다. 예전 리더는 '답'을 가지고 있던 유형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최고의 전문가였고, 경험이 많았습니다. 세상이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던 탓에 그의 생각은 대부분 적절했습니다. 또한 그때는 따라가야 할 선진 기업이 있었습니다. 소통은 리더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방향이었고, 직원은 실행 부대원이었습니다. 그렇게만 해도 충분했습니다.
이제는 성과와 사람 둘을 관리해야 합니다. 이전 리더는 성과만이 그의 주 관심사였습니다. 사람 관리도 했지만, 오래 같이 근무하는 여건상 시간은 그들의 편이었습니다. 오래 볼 사이였던 직원 입장에도 수긍하고 넘어가곤 했습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조직이 성장하며 팽창했기 때문입니다. 승진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상사가 XX 같아도 참으면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않습니다. 위에 잔뜩 있는 똥차는 빠질 기미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 사람 모두를 관리하라고 합니다. 리더라면 해야지~ 라고 생각은 듭니다만, 일만 쳐내기도 힘든 상황이라 팍팍함만 느껴집니다. 또한, 성과와 사람은 관련 주제와 시점이 다릅니다. 전자는 결과 지향적, 과거 시점인 반면, 후자는 과정 지향적, 미래 시점입니다. 이 둘을 한 사람이 처리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지금 중간 관리자들은 이런 리더십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성과 관리와 사람 관리를 물리적으로 나눠서 해보면 어떨까요? 리더 중 성향과 역량에 따라 분리한 후 '조직 lead'는 성과 관리에, 팀 몇 개를 묶어서 사람 관리는 별도의 '인력 manager'에서 맡기는 것입니다. 조직 lead는 실적, 업적 등의 성과 창출에, 인력 manager는 역량 개발에 집중합니다.
물론 조직과 업무에 따라 이런 구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둘 간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난제입니다. 그래도 이는 specialist와 generalist로의 커리어 트랙 이원화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 기업에선 연차가 되면 generalist가 되라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역량이 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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