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팀장의속마음

"본부장님! 대안 없는 비판은 하지 말라고요?"

by 김진영(에밀) 2022. 3. 1.
728x90

팀장은 오늘도 열불이 납니다. 위로는 임원한테 깨지고, 아래로는 팀원한테 받힙니다. 옆에선 다른 팀장이 화딱지 나게 하네요. 멍하니 화병 직전 상태로 앉아 있자니 사리가 수십 개는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어디 가서 소리라도 크게 지르고 오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릴 것 같은데…

​이런 팀장의 마음을 대변해서 시원하게 말하겠습니다. ‘팀장의 속마음’, 사이다 같은, 당신의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핵심 내용만 뽑아 1장 PDF 파일로 첨부합니다. 직접 말은 못 하더라도 출력해서 해당者 책상 위에 두면 어떨까요? ^^/

9)대안없는비판은하지말라고요.pdf
0.14MB

 

“아이, 참 답답하네. 팀장이나 돼 갖고서 말이야! 대안을 갖고 오라고! 무작정 반대만 하지 말고!”

 

 

오늘 물류센터 부지 검토를 위한 사업부 회의에서 본부장이 한 말이다. 신규 센터 확충이 필요했고, 물류팀장은 세 군데 부지 후보를 가져왔다. 아마도 본부장은 OO 시 부지가 맘에 있었던 것 같다. 비용이 제일 낮긴 했지만 여러 면에서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팀장들 모두 반대했더니 본부장이 폭발한 것이었다.

​그동안 ‘대안 없이 비판하지 말라’는 얘기를 여러 번 듣긴 했었다. 오늘 본부장처럼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반발에 직면했을 때 그 말을 꺼냈다. 옆에서 듣고 있으면 그럴 듯하게 들리기도 한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투덜대기만 하는, 무책임한 사람처럼 만들어버리니까. 하지만 결국엔 ‘닥치고 내 지시를 따르라’ 또는 ‘내 생각에 반대를 해? 고얀 것들!’이라고 얘기하는 것과 크게 다름이 없는 언사다.

​이슈를 처음 접해서 이제 좀 생각해보려는데 ‘대안’이 그렇게 금방 떠오를 수는 없다. 본인 소관 업무가 아닌 이상 사전에 충분히 고민했을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이상한 논의 자체를 잠시 중단하자는 의미다. 멈추고 비껴 서 봐야 대안을 생각해볼 게 아닌가!

​물론 반대 의사 표시도 그냥 ‘안 하겠습니다’, ‘못 하겠습니다’, ‘아닙니다’라고만 하면 문제가 있는 거다. 당연히 근거가 있어야 한다. 반대를 한다고 짜증 낼 게 아니라 반대의 근거가 타당한지 생각해보고 반응해도 늦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 자체가 싫기 때문에 그 밑의 소리는 아예 들으려 하지 않는다. 제기랄!

대안을 말하는 이들은 정작 본인의 권위가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불행히도 우리 본부장도 그런 사람이다. 우라질! 회의에서 본인 뜻이 관철되지 않으면 “나보다 이 문제에 대해서 더 고민한 사람만 말해!”라고도 했다. 그냥 말로 하는 폭행이다. 입으로 싸지르는 총탄이다.

​담에 한 번만 더 그렇게 말하면 내 반드시 말하리라.

”본부장님! 대안 없이 반대한다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이제부터 대안을 찾으면 될 거 아닙니까!”

사업자 정보 표시
커넥팅더닷츠 | 김진영 |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 사업자 등록번호 : 884-06-01976 | TEL : 010-2365-6696 | Mail : jykim.2ndlife@gmail.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22-경기김포-2724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댓글